지난 5월,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막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첫 연설을 했습니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인공지능(AI)을 교회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내세우며, “AI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라고 못 박았습니다.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부터 이어진 기술 담론을 잇겠다는 포부였죠. 그런데 문제는 이 담론의 방향입니다. 교황의 메시지는 인류에게 필요한 미래 비전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두려움과 경계심을 부추기는 반지성주의적 색채가 짙었습니다. “AI는 인간을 대체해선 안 된다”는 앵무새 발언레오 14세가 반복한 주장은 간단합니다. “AI는 도구일 뿐이며, 인간을 대체해선 안 된다.” 언뜻 들으면 그럴듯하지만, 사실 누구도 AI가 인간 자체를 통째로 대체하자고 주장한 적은 없습니다. 기술 개발자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