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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만으로 아이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이 만든 비극

blog8513 2026. 5. 8. 18:50

 

 

 

2013년 미국 Pennsylvania Philadelphia에서는 종교적 신념이 어린 생명을 앗아간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목사였던 Herbert Schaible 부부는 심각한 폐렴 증세를 보이던 어린 아들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오직 기도만으로 치료하려다 결국 아이를 잃었다. 더 큰 충격은 이들이 이미 2009년에도 같은 이유로 또 다른 아들을 잃은 전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당시 생후 8개월이었던 브랜든 쉐이블은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지만 부모는 의료기관의 도움을 거부했다. 이들은 집 안에서 성경을 읽고 안수기도를 하며 하나님이 치유하실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아이는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문제는 이 선택이 단순한 개인 판단이 아니라, 교회 교리에 깊게 영향을 받은 결과였다는 데 있다. 이들이 속한 First Century Gospel Church 는 약물 치료나 병원 진료를 믿음 부족으로 해석하는 극단적 신앙관을 유지해 왔다. 교회 내부에서는 기도만이 진정한 치유라는 가르침이 강조되었고, 일부 신도들은 현대 의학 자체를 불신했다.

 

특히 첫째 아들이 사망했던 2009년 사건 이후 법원은 쉐이블 부부에게 자녀가 아플 경우 반드시 의료기관 치료를 받게 하라는 명령까지 내린 상태였다. 그러나 부부는 종교적 신념이 세속 법보다 우선한다고 여겼고, 결국 같은 비극이 반복됐다.

 

이 사건 이후 남겨진 7명의 자녀들은 부모와 떨어져 위탁가정으로 보내졌다. 이후 아이들이 처음으로 정기 건강검진과 예방접종, 시력검사 등을 받게 되면서, 그동안 사실상 의료적 방임 상태에 놓여 있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지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고, 일부 교인들조차 왜곡된 믿음이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공개적으로 반성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회 지도부의 태도는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 사건 이후 교단 관계자는 부모의 믿음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책임을 부모 개인에게 돌렸다. 이는 극단적 치유 교리를 유지한 채 결과에 대한 책임만 신도들에게 전가한 모습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법원은 2014년 쉐이블 부부에게 각각 징역 3~7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종교적 신념은 아이의 생명을 포기할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하며, 아동의 생명권이 어떤 신앙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 전반에 큰 논쟁을 불러왔다. 의료계와 인권단체들은 매년 일부 아이들이 신앙치유 교리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목숨을 잃고 있다고 경고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후 여러 주에서는 부모의 종교적 이유에 따른 의료거부 면책 조항을 재검토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사실 종교와 의학은 반드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니다. 많은 종교인들 역시 기도와 치료는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특정 교리가 과학과 의료를 전면 부정하고, 그 결과 어린 생명까지 위험에 빠뜨린다면 이는 더 이상 개인 신앙의 영역만으로 보기 어렵다.

 

쉐이블 사건은 극단적 반의학 신앙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동시에 현대 종교 공동체가 신앙의 이름 아래 무엇을 허용하고 무엇을 경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하게 만든 사건으로 남아 있다.